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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결과]파란지도, 파란나라

테크인코리아 2008. 4. 10. 01:08
호남·충북 빼고 ‘파란나라’…오렌지색 민노 경남서 ‘기적’
 
ㆍ선진당·친박계도 ‘신한국당 뿌리’ 둔 보수 일색

한반도의 4분의 3이 파란색이다. 파란색을 상징 색으로 쓰는 한나라당이 영남과 서울·수도권·강원에서 압승을 거둔 결과다. 한나라당과 같은 계통의 색깔을 쓰는 자유선진당의 충남 약진, 영남에서 친박연대 및 친박계 무소속의 선전은 파란색 점유율을 더했다. 통합민주당의 녹색은 호남에나 주요 색이 됐다. 다른 곳에서는 서울·수도권과 충청·강원 등에 점점이 뿌려졌을 뿐이다.


신한국당을 원조로 둔 인사들이 호남과 충청 일부를 제외한 지역을 싹쓸이하면서 이 같은 정치 지형이 형성됐다.


서울에서는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강남권과 중심부를 차지했다. 17대 때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역풍에도 이들 지역은 굳건히 지켰다. 대신 민주당은 도봉·노원·중랑 등 동북 벨트와 금천·구로·강서 등 서남 벨트가 강세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광진을(추미애), 은평갑(이미경) 등 일부 지역에만 깃발을 꽂았다.


경기에서도 전통적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반분해왔다. 인천도 그렇다. 하지만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이 강세를 이뤘다. 민주당은 서울보다 경기에서 선전했지만, 믿었던 중진들이 깨지면서 위세가 줄었다. 특히 수백표 차이로 승패가 갈린 지역이 많아 낙선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충청에서는 자유선진당이 충남과 대전에서 선전해 체면을 차렸다. 민주당은 충북에서 기대 밖의 선전을 거두며 충청권 전체에서 4분의 1 정도를 점유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기대 밖에 고전하면서 ‘스타’ 급 지원 유세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케 했다.


17대 총선 때 영남에서 열린우리당은 부산 사하을 등 3곳에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바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에도 두 곳에서 재선 의원이 나와 당을 놀라게 했다. 조경태 의원이 지난 4년간 지역구를 다져온 공을 인정받아 사하을에서 혈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경남 김해을의 최철국 후보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귀향 이후 보여준 소탈한 행보에 힘입어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이 ‘전국 정당’을 자처할 최소한의 명분이다. 친박연대와 친박 계열 무소속들은 영남 지역구에서 예상보다 저조했다.

호남에서는 광주 남(강운태) 등 일부 무소속 외에 예상대로 민주당이 지역구를 가져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던 박지원 후보(목포)가 당 공천 배제에도 불구, 무소속으로 당선돼 김 전 대통령의 체면을 살렸다.


민주노동당의 오렌지 색은 여전히 점에 불과하다. 경남 창원을(권영길)과 사천(강기갑)을 건진 정도다. 하지만 17대 민주노동당 지역구가 권영길 의원 1석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배로 늘리면서 향후 가능성을 발견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 최우규기자 banco@kyunghyang.com 〉

경향신문  기사전송 2008-04-10 00:05 | 최종수정 2008-04-10 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