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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화제! 김재범이야기

테크인코리아 2008. 8. 12. 19:46

베이징올림픽 유도 남자 81㎏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김재범(23.한국마사회)은 체급을 올린 지 이제 겨우 10개월 밖에 안 됐다.

근력도 부족하고 체격에서도 열세인 상황에서 은메달을 일궈낸 것은 칭찬받아 부족함이 없는 결과다.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7.한국마사회), 이번 대회 은메달리스트 왕기춘(20.용인대)과 함께 73㎏급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던 김재범은 지난 해 10월 갑자기 "한 체급 올려 81㎏급에서 올림픽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키가 178㎝로 큰 편이라 73㎏급에서 체중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점을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주위 반응은 좋지 않았다.

'이원희, 왕기춘을 피해 도망가는 것 아니냐'는 말부터 시작해서 '올림픽이 1년도 안 남았는데 체급을 올리는 것은 도박'이라는 지적까지 다양했다.

그러나 김재범은 과감히 체급 변경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결과도 기대 이상이었다. 체급을 올린 뒤 출전한 지난 해 말 KRA컵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 독일오픈과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던 것이다.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김재범은 새 체급의 국내 라이벌이었던 송대남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81㎏급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따낸 뒤 "정말 벼랑 끝에 매달린 심정으로 체급을 바꿨던 것"이라고 털어놨던 김재범으로서는 베이징올림픽 은메달이 벼랑 끝에서 잡은 동아줄이 된 셈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를 제치고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뽑히며 유명세를 탔으나 세계선수권대회 첫 판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또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도 2차 선발전까지 1위를 달리다 최종 선발전에서 이원희에 역전을 허용하며 눈물을 삼키기도 했으나 이번 올림픽 은메달로 여러 아쉬움 들을 달래게 됐다.

경북 김천 출신으로 김천서부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 권유로 유도를 시작했다.

동지고와 용인대를 나왔으며 아버지 김기용 씨와 어머니 김관희 씨 사이 1남2녀 가운데 막내다.

1985년 1월25일 생으로 주특기가 안다리 후리기인 공인 4단.(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스포츠화제! 이사람]이원희 꺾고 태극마크 김재범

3년전 기사 2005.07.30 김화성 스포츠전문기자



거칠것 없는 스무살
“친구들하고 놀러 가고 싶지 않느냐고요? 그건 나중에 해도 되지만 운동은 지금 아니면 영원히 할 기회가 없어요.” 연습벌레 김재범. 그는 잘 때도 유도 꿈을 꾼다. 신원건 기자
“제 신조가 ‘죽을 순 있어도 결코 질 순 없다’입니다. 그래서 모든 선수가 다 무섭습니다. (이)원희 형은 그중 한 사람일 뿐입니다. 물론 원희 형이 나보다 실력이 한 단계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분명 내가 우승했는데 왜 언론에선 ‘이원희가 졌다’고 하고 원희 형만 인터뷰하는지 이해가 안 가요.”

한국유도에 ‘물건’이 나타났다. 김재범(20·용인대). 그는 14일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대표 최종선발전 남자 73kg급에서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24·KRA)를 울리고 당당히 대표가 됐다. 그는 한마디로 유도에 죽고 유도에 사는 ‘연습벌레’.

장대비가 쏟아지는 28일 태릉선수촌에서 그를 만났다. 앳된 얼굴. 일그러진 양 귓바퀴. 그는 아테네 올림픽 최종선발전 결승에서 이원희에게 패한 이래 그와 6번 맞붙어 3번 이기고 3번 졌다.

“아테네 올림픽 때 원희 형의 기술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그때 전 그냥 2등으로 만족하고 있었는데 ‘과연 나도 저만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김재범은 원래 이원희의 훈련 파트너.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도 태릉선수촌에서 연습 상대로 훈련을 같이하며 이원희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일조를 했다. 하지만 이원희는 결과적으로 호랑이 새끼를 키운 셈. 김재범도 자신은 결코 ‘제2의 이원희’가 아니라 ‘제1의 김재범’이라고 말한다. 요즘엔 9월 이집트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하루 24시간이 금쪽같습니다. 오전 5시 30분∼7시 30분 체력훈련, 오전 10시 30분∼낮 12시 웨이트트레이닝, 오후 3∼5시 실전훈련을 마치고 저녁엔 한 시간 정도 또 개인훈련을 합니다.”

김재범의 고향은 경북 김천시. 1남 2녀 중 막내. 운수업을 하는 부모와 누나들이 그를 뒷바라지해 왔다. 김천 서부초등학교 2학년 때 유도를 시작해 김천 중앙중, 포항 동지고를 거쳤다. 평소 체중은 76kg(키 178cm) 정도. 감량에 부담이 없다. 안다리걸기에 자신. 컴퓨터게임은 운동에 방해될까봐 얼씬도 안 한다. 취미는 별로 없다. 스트레스는 음악을 듣거나 친구들과 휴대전화(한 달 통화료 18만 원)로 수다를 떨며 푼다. 애창곡은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가슴 아파도’. 여자 친구는 있을까.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일단 결혼 상대로 마음에 점 찍어둔 착한 여자가 한 명 있습니다. 하지만 우선 유도부터 잘해야죠. 유도는 잠시라도 긴장을 풀면 한순간에 한판으로 나가떨어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