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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 건조과일 개발한 태기환씨<경기 성남>

테크인코리아 2012. 4. 23. 20:40

 

이사람/건조과일 개발한 태기환씨 <경기 성남>

“국산재료 이용 식감좋은 제품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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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와 사과·복숭아 등 국내산 과일을 이용해 겉은 쫄깃하면서도 속은 부드러운 건조과일을 개발해 낸 태기환씨가 미국 수출을 앞둔 건조과일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과일은 역시 제철에 나고 자란 싱싱한 과일이 최고다. 하지만 영양을 따져 볼 때 말린 과일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말린 과일은 수분이 빠져나가 단맛이 강하고, 생과와 비교했을 때 식이섬유나 미네랄 함량이 높아지기 때문. 따라서 유럽이나 미국 등 서구에서는 일찍부터 다양한 과일을 말려 시리얼이나 샐러드·케이크 재료용으로 많이 애용해 왔다.

 농업 관련 벤처기업을 운영하던 태기환씨(46·경기 성남)가 건조과일 생산에 뛰어든 건 지난 2009년 6월. 농산물 무역업을 하던 친구가 “맛 좋고 품질 좋은 한국산을 이용해 건조과일을 만들어 보라”며 제안을 해 오면서부터다. 당시 건조과일의 수요가 많은 미국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이 80%를 넘는다는 친구의 말에 귀가 솔깃해진 것. “친구의 제안을 받고 시장조사에 들어갔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 나는 과일을 말려서 파는 시장은 전무했습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만든 건포도나 망고·바나나·파파야 등 열대과일만 대량으로 유통될 뿐이었죠. 질 좋은 국내산으로 잘만 만들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시장의 여건상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했다. “물론 어려웠죠. 열대과일 등을 제외하곤 참고할 만한 제품이 없었으니까요. 별수 없이 외국에서 유통되는 건제품을 가져와 연구에 매달렸습니다. 온도와 습도를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아 말린 배를 개발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습니다.”

 이런 노력 끝에 태씨가 만든 당절임 과일은 배와 사과·딸기·귤·복숭아·밤 등 다양한 종류를 자랑한다. 과일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한번 끓여 낸 뒤 설탕물에 담근 다음 널어 말리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건조과일은 수분 함량이 20~30%를 유지해 겉은 쫄깃하면서도 속은 부드러운 것이 특징. 특히 시리얼이나 샐러드·플레인요구르트에 넣어 먹으면 영양은 물론 맛도 최고다.

 시장 반응도 좋아 지난해 10월 시제품이 나온 이래 한달 매출이 4,000만원을 훌쩍 넘고 있다. 배는 물론 사과·딸기 등 모든 과일을 국내산만 사용하는데다, 설탕과 비타민C 외에는 어떤 첨가물도 사용하지 않아 건강식으로 입소문이 나며 미국 등에서의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에 4만달러어치를 수출한 데 이어, 5월 말에도 선적을 끝냈다. 곧 대형 마트를 통한 국내시장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어서, 그는 올 연말까지 매출 10억원을 자신하고 있다.

 “생과 수출에 비해 3~4배 정도의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등급이 떨어지는 과일만으로도 얼마든지 생산이 가능해 과수 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을 도울 수 있는 것도 보람 가운데 하나죠.”

 “자신이 없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태기환씨. 그는 머지않아 마른 과일로 전 세계 시장을 제패하겠다며 다부진 소망을 밝혔다.

 성남=백연선 기자 whit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