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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해변누드, 금지될 위기

테크인코리아 2009. 1. 5. 19:14



호주에서는 최근 '토플리스 일광욕(topless sunbathing) 금지법안'의

도입을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입니다.

호주법으로 공공장소에서의 누드는 공개적 음란죄에 해당하지만,

그동안 해변에서의 토플리스는 논외로 여겨져 왔습니다.

일부 지역에서 토플리스 금지 규정을 만든 적도 있었지만,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아 흐지부지되었다는군요.

대부분의 인기 해변에서는 여성들이 자유롭게 상체를 노출하고 태양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토플리스 해변은 호주를 찾는 이들에게 하나의 관광코스로 인식되고 있지요.

호주 토플리스 해변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후 대부분의 해변에서 토플리스는 보편적인 모습이 되었고,

퀸즐랜드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는 누드 비치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호주 보수당 의원들이 본다이, 맨리, 쿠지 등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변에서

여성들이 비키니 상의를 벗고 가슴을 노출한 채 일광욕을 즐기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토플리스 금지법안을 들고 나온 인물은

호주 기독민주당(Christian Democratic Party, CDP)의 프레드 나일(Fred Nile) 총재.

스스로를 정치인이기에 앞서 목사라고 소개하는 나일 총재는

"우리 사회에서 하이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시민들과 무슬림, 아시아계 주민들을 위해

토플리스 금지 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호주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번 해보라.

아마 많은 여성들이 해변에서의 토플리스 차림이 호주의 관습으로 자리잡는 것을

꺼려할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특히, 신체노출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이슬람과 아시아계 주민과 관광객을 고려,

그들이 토플리스 여성들 때문에 해변을 찾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요.

몇몇 의원들이 나일 총재를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노동당 폴 깁슨 의원은 인터뷰에서 "토플리스 여성들은 해변에서 편안한 휴가를 보내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는데요.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는 옆으로 가슴을 드러낸 여성들이 지나다니는 것이 민망하다는 얘기지요.


토플리스로 일광욕을 즐기는 여성의 뒤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옷을 두른 무슬림 여성들이 지나가고 있다. 

대다수의 다른 의원들은 해안에서의 토플리스 규제 여부는

각 지역 시의회에서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지역주민들은 뒤늦은 금지법안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껏 별 문제 없이 유지되어온 토플리스 일광욕을 금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호주 부총리인 줄리아 길라드는 "해변을 찾는 사람들은 그 나름의 방식으로 해변을 즐길 권리가 있다.

가족과 함께 온 사람도 있을 것이고, 햇볕을 조금이라도 더 쬐기 위해 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며

정부가 나설 문제가 아님을 시사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즈주 보건부의 조디 맥케이도

"해변에서 태양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옷을 벗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다음에는 모유수유도 금지할 셈인가?"라고 반문했지요.



여성들이 토플리스로 일광욕을 즐기는 이유는 아마 단순할 겁니다.

등과 가슴에 하얗게 남는 수영복 자국이 싫은 것이죠.

(물론 개인에 따라 독특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요)

풍기문란을 이유로 금지하기에는 너무 생뚱맞은 것 아닐까 싶습니다.

호주 토플리스 해변의 역사가 이미 40년을 넘어섰는데 말이죠.

어쨌거나, 과연 보수파 의원들이 끝까지 이 법안을 관철할 수 있을런지,

추이를 지켜보도록 하지요.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