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남북한이 만난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최종전이다.
남과 북은 올해 두 차례 경기를 치렀고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남북한은 나란히 최종 예선에 진출한 상태다. 하지만 남북한 대결이란 특수성 때문에 경기의 긴장감은 팽팽하다. 상대를 너무나 잘 아는 두 팀, 남북의 최전방에서 서로를 겨냥하고 있는 네 선수의 발끝에 승부가 달렸다.
▶킬러의 자존심:박주영 vs 정대세
각각 ‘축구천재’와 ‘인민 루니’란 별명을 가진 양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다. 이들의 발끝에서 승부가 갈릴 수도 있다. 이름값은 대단하지만 둘은 월드컵 예선에서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는 점에서 동병상련 신세다. 박주영(FC서울)은 허정무팀이 출범한 이래 4골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그러나 2골은 페널티킥 골, 월드컵 예선에서는 시원한 필드골이 아직 없다.
허정무 감독은 그동안 많이 뛰지 않은 선수들을 북한전에 투입할 생각이다. 테스트 할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박주영은 일단 벤치에서 대기하다 중후반쯤 투입될 수도 있다.
A매치 10경기에서 10골을 기록한 정대세(가와사키)도 월드컵 예선과는 인연이 없었다. 최근 4경기에서 무득점. 이제 누구든 터질 때가 됐다.
▶물오른 골 감각:김두현 vs 홍영조
둘 다 해결사보다는 도우미 역할에 충실한 선수들이지만 최근 골 감각이 절정이다. 소위 ‘그분이 왔다”고 표현해도 될 성싶다.
최근 프리미어리거가 된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은 박지성(맨유)의 부상을 틈타 선발출장 기회를 얻은 14일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생애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A매치 통산 11골을 기록, 허정무팀에서 박주영(9골)을 제치고 득점 3위를 달리고 있다. 미드필더로서는 현역 대표 중 최다골이다. 스피드와 킥력이 좋은 홍영조(베자니아)는 최근 2경기 연속 골을 기록 중이다.
3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요르단과의 홈 2연전에서 3골을 몰아쳐 북한의 최종 예선 진출을 이끌었다. 3차 예선 중 북한이 기록한 득점이 4골이니 그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홍영조는 정대세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북한축구를 대표하는 간판 공격수였다. 지난 시즌 세르비아의 FK 베자니아에서 뛴 북한의 몇 안 되는 해외파 중 한 명이다. 팀에서 프리킥을 전담하는 둘의 킥대결도 볼 만하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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